오늘은 많은 기업들이 자금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활용하는 '판매후 리스(Sale and Leaseback)' 거래의 회계·세무 처리에 대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지난달 의뢰받은 중견기업 사례를 통해 알게 된 점들을 공유하며, 실무자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판매후 리스란?
판매후 리스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건물, 토지, 기계장치 등)을 매각한 후, 즉시 해당 자산을 리스로 재활용하는 금융 기법입니다. 쉽게 말해 "내 건물을 팔고 다시 임대해 쓰는 방식"이죠.
제가 맡았던 A사의 경우, 80억 원의 사옥을 매각하고 10년간 연 6억 원의 리스료를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부채 부담 없이 일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면서도, 사업장 이전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거래 구조의 예시
1) A사: 사옥(장부가액 60억, 시가 80억) 보유
2) B리스사: A사로부터 사옥 80억에 매입
3) A사: B사에 사옥 매각 후 10년 임대차 계약 체결
4) 매년 6억 원 리스료 지급(금융 또는 운용리스 형태)
회계 처리: 금융리스 vs 운용리스
판매후 리스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리스의 유형입니다. K-IFRS 기준으로는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구분되며, 회계처리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1. 금융리스(Finance Lease)
소유권의 대부분 위험과 보상이 이전되는 리스로, 실질적으로는 '할부 구매'와 유사합니다. K-IFRS 1116 기준에 따라 처리됩니다.
핵심 회계처리:
- 매각이익은 즉시 인식하지 않고 리스기간 동안 이연 상각
- 리스자산과 리스부채를 재무상태표에 인식
예를 들어, A사의 경우:
[매각일]
(차) 현금 80억
(대) 건물 60억
이연처분이익 20억
[매 결산기]
(차) 이연처분이익 2억 (20억÷10년)
(대) 처분이익 2억
재무상태표에는 리스자산(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가 동시에 계상되어, 부채비율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습니다. 처음 상담 시 많은 기업들이 놓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2. 운용리스(Operating Lease)
소유권의 위험과 보상이 이전되지 않는 리스로, 일반적인 '임대차'와 유사합니다. K-IFRS 1115 기준이 적용됩니다.
핵심 회계처리:
- 매각이익을 즉시 인식 (단, 시가 미달 시 손실은 리스기간 동안 비례상각)
- 자산 매각으로 완전 제거, 부채 미계상으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
A사의 경우:
[매각일]
(차) 현금 80억
(대) 건물 60억
처분이익 20억
많은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운용리스 형태를 선호하지만, 2019년 K-IFRS 기준 변경으로 재무상태표에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를 모두 인식하게 되어 그 효과가 감소했습니다.
세무 처리의 핵심
세무 처리는 회계처리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법인세법 적용 시 주의할 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처분이익 과세
법인세법 제15조에 따라 자산 처분이익은 익금에 산입됩니다.
처분이익 = 매각가액 - (취득가액 - 감가상각누계액)
과세 시점에 따른 차이:
- 운용리스: 매각 시점에 처분이익 전액 과세
- 금융리스: 감가상각기간 동안 분할 과세 가능
A사의 경우, 운용리스 선택 시 20억 원에 대해 매각 연도에 일시 과세되어 약 4.4억 원의 법인세 부담이 발생했습니다. 반면 금융리스를 선택했다면 10년간 분산되어 연간 약 4,400만 원씩 납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부가가치세 처리 실무
1. 일반적 처리
- 매각 단계: 매도인(자산 매각기업)이 세금계산서 발행
- 리스 단계: 리스회사(매수인)가 세금계산서 발행
2. 특수 경우: 실수요자 직접 발급
가끔 상담 받는 케이스 중 시설대여업자에게 매각 후 리스하면서 자산을 직접 인도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절차는:
- 계약서에 "실수요자 자기발급" 명시
-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공급자=시설대여업자, 공급받는자=본인)
- 매입세액 공제 적용
실무 유의사항
1. 세무조사 리스크
판매후 리스 거래는 세무조사 시 집중 점검 대상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
- 부당행위계산부인: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시 시가와 차이가 있으면 전액 부인될 수 있습니다. B기업은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시가보다 30% 높은 금액으로 매각했다가 세무조사에서 적발되어 추징세액이 발생했습니다.
- 감가상각 조정: 금융리스의 경우 임차인이 감가상각비를 처리할 수 있어 세무조정이 복잡해집니다.
2. 문서 관리
반드시 구비해야 할 서류:
- 매각/리스 계약서 사본
- 세금계산서 발행 내역
- 공정시가 증빙 자료
금융리스 vs 운용리스 비교
실무에서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차이점을 표로 정리했습니다:
구분 금융리스 운용리스
회계 처리 | 이연 상각 | 즉시 인식 |
세무 처리 | 감가상각기간 분할 과세 | 매각 시점 전액 과세 |
재무 영향 | 부채 증가 → 재무비율 악화 | 부외금융 → 재무구조 개선 |
적용 기준 | K-IFRS 1116 | K-IFRS 1115 |
마무리
판매후 리스는 단순한 자산 거래가 아닌, 재무·세무·법률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입니다. 특히 부동산 거래의 경우 세무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세무사·회계사와 사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회계기준 변경과 세법 개정이 잦은 만큼,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전문가와 협업하여 판매후 리스 거래의 효과를 극대화하시길 권장합니다.